2024.06.05 - 바리의 펜로그

귀를 찔러 뇌를 관통할 듯한 날카로운 사이렌 소리에 50대 중년으로 보이는 한 여성이 들것에 실려 들어왔다. 스치듯 문득 보여진 축 늘어진 팔과 다리는 파랗게 멍든것처럼 보였다. 순식간에 의료진들이 달려들어 여러 장비를 붙이고 이내 그 여성의 신음 소리는 잦아들고 거칠었던 호흡과 심박수는 차츰 안정을 찾은듯 하였다. 

주기적으로 들리는 에크모 소리에 안정적인 호흡 그리고 이내 그 여성의 가족으로 보이는 또 다른 중년 여성이 의사와 이야기를 나눈다. 자세한 대화는 들리지 않으나 농약을 먹고 실려 온것으로 보인다. 가족으로 보이는 중년 여성은 말을 잇지 못하고 계속 울먹거리기만 한다. 언니라고 부르는것으로 보아 동생으로 보이며 언니가 전화를 받지 않아 집으로 갔더니 농약을 손에 쥔 채 쓰러져 있다고 했다.

최근 언니는 같이 지내던 반려묘의 죽음으로 많이 힘들어 했다고 한다. 반려묘 외에는 동거하는 다른 가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반나절을 넘기지 못하고 해당 여성은 숨을 거두었다. 너무나도 짧은 찰나의 순간 살리고자 했던 의료진의 탄식이 들린다. 외로웠을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죽음을 안타까워 하는 이들이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했다는것, 그녀가 만나고자 했던 반려묘를 만나 행복할 모습이 문득 그려진다. 


- 중환자실 보호자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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