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06 - 바리의 펜로그

응급실에서 호흡기를 달고 온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자 환자는 이내 격리실로 들어간다. 격리실 안에서의 상황은 자세히 살필수 없지만 힘든 호흡으로 몸서리 치는 환자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가족 대기실에서 그의 사연을 접할 수 있었다. 그의 어머니는 한없이 주저 앉아 울음을 멈추지 않으셨다. 

착한 아들 이였다고 다니던 회사를 관두고 혼자 동대문에서 옷 장사를 해보겠다고 했을때 자신은 잘해보라는 격려 밖에 할 수 없었다고, 기침을 하기 시작했을때 감기약 챙겨먹으라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고, 이렇게 응급실에 실려올 정도로 아픈줄 몰랐다고, 어머니는 중환자실 앞에서 면회를 기다리며 바닥에 주저앉아 울부짖고 계셨다. 

장사가 잘 된다고 엄마 걱정하지 말라며 착한 아들은 매일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다고 한다. 누구보다 듬직한 아들 살아오면서 속 한번 썩인적 없던 자식 이였다고 한다. '아프지 말어라 아프지 말어라 차라리 내가 아플란다' 어머니는 작은 입으로 이렇게 중얼거렸다. 

하루에 중환자실 면회는 두번 뿐이다. 그마저도 환자의 상태가 좋지 않으면 거부 될 수도 있다. 어머니는 문 앞에서 작은 발을 총총거리며 기다릴 뿐이다. 면회시간이 되었다. 아들은 격리실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투명한 창문으로 아들이 누워있는 모습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가서 손이라도 잡아주면 좋으련만, 우리 아들 아플때마다 한 품에 꼭 안아주면 이제 안아프다고 했는데'  이미 훌쩍 커버린 아들이지만 어머니에겐 한 없이 작은 아이에 불과하다. 

다음 면회를 기다리기 전에 의료진이 긴급하게 어머니를 불렀다. 어머니는 방호복을 입고 아들의 마지막을 보았다. 쌔근쌔근 어머니가 기억하던 아이의 모습 그대로 아들은 잠들어 있었다. 다시 깨지 않을 잠을 자고 있었다. 
 '고생 많았다 내 아가 머지 않아 하늘나라에서 만나자' 

- 중환자실 보호자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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